현장에서 있었던 일
야트막한 산자락과 강줄기가 함께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새로 지어진 대형 베이커리 카페였습니다. 2층 높이로 통째로 뚫린 통유리 파사드가 건물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곳이라, 유리 면적만 봐도 이번 작업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픈을 앞둔 시점이라 입구 쪽엔 안내문과 통제선이 세워져 있었고, 마당에는 이 카페를 상징하는 커다란 캐릭터 조형물이 놓여 있었습니다.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와중에 시공 일정을 맞춰야 했습니다.
마당 쪽 조형물 너머로는 소나무 숲과 넓은 데크가 이어져 있어, 날이 좋을 때는 실내보다 야외 자리를 먼저 찾는 손님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통유리 안쪽에서 바라보는 야외 풍경의 비중이 큰 공간이었습니다.
실내는 층고가 높아 한쪽 벽면 전체가 창으로 되어 있었고, 창밖으로는 마당과 산, 멀리 강줄기까지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개방감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그만큼 유리 면적이 넓어 조립식 비계 없이는 상단까지 손이 닿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1층과 2층을 잇는 오픈된 구조라 비계를 한 번 세우면 위아래 창을 한꺼번에 작업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통행로를 가리지 않도록 비계 위치를 자주 옮겨야 했습니다. 오픈 준비로 오가는 직원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신경 쓰며 진행했습니다.
비계를 세우고 두 팀으로 나눠 위아래 구간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통유리 한 장 한 장의 크기가 커서 필름을 붙이는 동안 기포가 들어가지 않도록 스퀴지로 밀어내는 손길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필요했습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사다리와 발판 위를 오가며 작업하는 동안, 창밖으로는 오픈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마당 테이블에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영업 시작 전까지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이번 현장의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이렇게 층고가 높고 유리 면적이 넓은 건물은 장비와 인원 배치가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비계나 리프트 없이 무리하게 작업하면 이음선이 어긋나거나 기포가 남기 쉬운데, 규모가 큰 통유리일수록 사전에 작업 동선과 인원을 충분히 계획하는 편이 결과물의 차이를 만듭니다.